『The Aciman Project(더 애치먼 프로젝트)』는 작가 안드레 애치먼(André Aciman)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애독자 에세이다.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원작자로 유명한 그의 작품 세계를, ‘삶, 사랑, 장소, 정체성, 시간, 예술’이란 테마로 직조하고, 글쓴이의 독서 경험과 엮어 애치먼의 작품과 함께한 시간을 반추한다.
Aciman이 독자에게 전하는 바대로, ‘그의 맥박을 내 것인 양’ 읽으며 애독자의 시선에서 그의 작품에 ‘장막’을 씌우고 글을 ‘오독’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The Aciman Project』는 Aciman의 작품 세계를 거쳐 결국 독자인 ‘나’를 더 제대로 해석하게 되는, 작가가 만든 글쓰기의 평행 우주 속에서 반짝이는 지점들을 비선형적으로 연결하는 책이다.
애치먼이 에세이에서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에게서 얻은 것과 같았다. ‘남들이 내게 읽으라고 한 것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든 사물에 드리운 장막을 통해 내 눈에 보이는 것’을 보기. 그의 작품을 떠올릴 때마다 온전한 작품의 내용보다 그 작품과 함께했던 순간의 경험 자체를 기억했기에, 애치먼이 주는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도 강렬했고, 그가 이야기하는 ‘장막'에 스치기를 반복했다. 이 같은 독서 경험의 여운과 ‘작가의 맥박을 내것인 양 읽는 순간’을 책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The Aciman Project』는 그의 작품세계를 정립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여, 그의 국문 번역서 8권을 재독하면서 개념화 및 키워드화할 수 있는 대목들을 발췌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11개를 선별했다. 이를 기반으로 키워드를 한 데 묶을 수 있는 6가지 테마를 지정한다. 이는 삶, 사랑, 장소, 정체성, 시간, 예술이다.
작가의 맥박을 마치 내 것인 양 읽기 위해, 그리고 이 책이 결국 내 ‘독서 경험’의 한 켠이라는 지점을 고려해 애치먼의 작품 세계로 입장해 다시 내게로, 나의 경험으로 귀결되는 루트를 활용했다.
We are given nine lives
2장 사랑—사랑보다 욕망인 이유
Why is it desire, and not love?
3장 장소—나는 다른 곳에 있다
I am elsewhere
4장 정체성—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I belong nowhere
5장 시간—지연자는 현재와 함께 살아가지 못한다
Those who defer cannot live in the present
6장 예술—맥박을 읽다
Reading the pulse
소주제가 되는 11개의 키워드를, 아르누보 양식을 모티프로 해 각각의 그래픽으로 제작했다.
이들의 일부를 모으면 다음과 같은 “문”을 이루는 요소가 되는데, 이는 애치먼의 작품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 “문”이 그려진 장막은 애치먼이 이야기하는 ‘사물에 드리운 장막’ , 즉 내가 애치먼의 작품들에 씌운 장막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The Aciman Project』는 단순한 기록의 재현을 넘어, 하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을 지나쳐 만난, 삶과 사랑, 장소와 정체성, 시간과 예술이라는 여섯 갈래의 테마는 각각 다른 길처럼 이어졌다가, 독서의 순간마다 깜빡이며 나타났던 장면들과 다시금 연결된다.
이에 이 책의 서문과 발문을 각각 ‘세계에 들어서며’와 ‘세계에서 나가며’로 지정했다.
이후, 이 ‘작품세계’로 초대하기 위한 초대장을 제작했다. ‘장막’에 그려진 “문” 그래픽을 그대로 사용했고, 트레싱지에 인쇄해 문 안의 내용이 어렴풋이 보이도록 했다. 내용으로는, 이 전시 현장과 책에 관한 소개 및 초대뿐 아니라, 필자가 애치먼의 책을 읽으면서 겪었던 감동과 공감, 영원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감정 등, 독서를 통한 긍정적인 경험들을 담았다. 우리에겐 최소 여덟 개의 삶이 주어지고, 언제나 한 켠의 가능성을 쥐고 있는 평행적 삶들과 함께할지도 모른다. 한 시절, 한 작가와 함께했던 독서의 기억과 추억은, 불멸한 ‘책’으로 기억하는 이 삶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자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The Aciman Project』는 잊히는 과거가 아닌, ‘기억이 되는 현재’**에 생애 한순간이 아닌 영원으로, 그렇게 함께하기를 바라본다.
The Author’s Style Reflects Their Perception of the World / An Interview with André Aciman, Author of Call Me by Your Name. (2025).
내지 미색모조 120g
내지—양면 흑백 디지털 인쇄